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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고 쿠마의 리스본 현대미술관 확장 프로젝트

최근 건축가 겐고 쿠마(Kengo Kuma)가 이끄는 건축 스튜디오 ‘겐고 쿠마 & 어소시에이츠’가 포르투갈 리스본에 위치한 현대미술관, 구벤키안 현대미술센터(Centro de Arte Moderna Gulbenkian)의 확장 프로젝트를 완성했습니다. 기존 미술관은 1983년 영국 건축가 레슬리 마틴(Leslie Martin)이 설계한 건물로, 이번 확장을 통해 보다 밝고 도시와 조화롭게 통합되는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했습니다. 특히 이 프로젝트의 핵심 요소인 ‘엔가와(engawa)’라는 일본식 캔틸레버 구조는 일본 건축 양식을 반영해 시각적 연속성과 연결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겐고 쿠마의 독특한 디자인과 건축적 해석이 돋보이는 구벤키안 현대미술센터 확장 프로젝트의 주요 특징과 설계 철학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일본식 엔가와(engawa) 구조와 확장 개념

겐고 쿠마가 주도한 이번 확장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일본의 전통적 공간 개념인 ‘엔가와’를 도입한 것입니다. 엔가와는 일본의 전통 주택에서 볼 수 있는 길고 넓은 복도 형태의 구조로, 실내와 실외를 부드럽게 연결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공간 개념을 적용한 미술관 확장 프로젝트는 도시와 미술관, 그리고 미술관과 정원을 연결하는 새로운 다이얼로그를 형성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나무와 세라믹 타일로 구성된 캔틸레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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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된 미술관의 주출입구에는 나무와 세라믹 타일로 장식된 길이 107m, 폭 15m의 대형 캔틸레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캔틸레버는 주입구와 남쪽 정원을 이어주는 과도기적 공간이자 방문자들이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사회적 공간으로 작용합니다. 캔틸레버 아래에는 강철 기둥이 설치되어 정원과의 시야를 차단하지 않으면서도 안정감을 주며, 캔틸레버의 곡선 구조가 전체 공간에 부드러운 흐름을 더합니다.

나무와 세라믹 타일의 조화는 포르투갈과 일본의 전통 건축 재료를 상징적으로 연결하여, 두 문화가 만나는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이러한 재료 선택은 단순히 장식적인 역할을 넘어 현지 재료와 일본 전통의 융합을 보여주며, 포르투갈과 일본의 오랜 역사적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정원과의 조화: 새로운 정원 공간

미술관 남쪽 경계에는 기존의 4.5미터 높이의 벽을 낮추고 새로운 정원과 연결되는 출입구가 설치되었습니다. 이곳으로 들어서면 블라디미르 주로빅(Vladimir Djurovic) 조경건축가가 설계한 7,515㎡ 크기의 정원이 펼쳐집니다. 정원은 다양한 토착 식물로 채워져 있으며, 기존의 수목을 최대한 보존하고 자연스럽게 연결된 산책로가 조성되어 관람객이 자연과 예술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정원 곳곳에는 풍화된 강철로 제작된 벤치와 장식물들이 배치되어, 정원과 미술관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진 감각을 줍니다. 이곳은 단순한 산책 공간을 넘어 미술관 방문객에게 휴식과 자연 속에서의 사색을 제공하는 특별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기존 건물과의 조화로운 확장

구벤키안 현대미술센터 확장 프로젝트는 기존 건물의 콘크리트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갤러리 공간과 순환 동선을 추가해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습니다. 건물의 일부 거대한 콘크리트 벽면은 유리로 대체되어, 실내로 자연광이 유입되고 정원과의 시각적 연결이 강화되었습니다. 이러한 설계 변경은 기존의 단절된 공간을 통합하고, 미술관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건물과 정원을 오갈 수 있도록 합니다.

새로 추가된 갤러리 공간은 일부 지하로 연결되며, 클러스터리 창을 통해 자연광을 끌어들여 갤러리 내부를 밝히고 주변 남쪽 정원의 풍경과 시각적 연계성을 강조합니다.

내부 디자인: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의 조화

미술관 내부는 넓고 개방감 있는 로비로 시작되며, 이곳에서는 새로운 레스토랑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 레스토랑은 콘크리트 바와 겐고 쿠마가 설계한 맞춤형 가구들로 꾸며져 있으며, 주변 정원의 탁 트인 전망을 배경으로 즐거운 식사 경험을 제공합니다. 레스토랑과 로비에서 연결되는 야외 테라스는 연못과 연결되어 있어 자연스러운 풍경과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내부 갤러리에는 기존 지붕의 계단식 콘크리트 구조에 유리 패널을 추가하여 자연광이 더욱 풍부하게 유입되도록 설계하였으며, 화이트 메시 벽과 나무 디테일을 통해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새로운 동선과 편의시설

이번 확장 프로젝트는 관람객의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지하에 추가적인 계단과 복도를 설치하고, 공기조화 시스템(HVAC)을 도입하여 관람 환경의 쾌적함을 더욱 향상시켰습니다. 특히 계단 중 하나는 나선형으로 설계되어 방문객의 시선을 끌며, 위쪽에 설치된 원형 천창을 통해 자연광이 유입되도록 하여 공간에 개방감을 더했습니다.

이외에도 기존 건물의 단절된 공간을 통합하는 다양한 설계 요소들이 추가되어 관람객이 보다 자연스럽게 전시 공간을 이동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마치며..

겐고 쿠마가 설계한 구벤키안 현대미술센터의 확장 프로젝트는 일본과 포르투갈의 건축적 정서를 융합한 아름다운 사례로, 예술과 자연, 그리고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특히 엔가와 구조를 통해 건물과 정원의 연결성을 강화한 점은 이번 프로젝트의 백미로 꼽힙니다. 겐고 쿠마의 디자인 철학이 반영된 이 미술관은 관람객에게 시각적 즐거움뿐만 아니라, 편안하고 세련된 예술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 미술관은 단순히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을 넘어 건축물 자체가 예술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쿠마의 섬세한 디테일과 재료의 융합이 돋보이는 구벤키안 현대미술센터는 앞으로도 많은 방문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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